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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닐라코딩 10기 프렙, 부트캠프, 취직 후기
    FrontEnd/Bootcamp 2022. 1. 9. 22:45

    친애하는 동기분의 멋진 후기를 보니 작년 이맘때쯤 프렙을 신청하면서 마음 졸였던 기억이 난다.
    나 역시 바닐라코딩을 선택하기까지 고민을 꽤 했고 그때 최근 후기가 큰 도움이 됐기에, 내 경험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적어본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다들 힘들다는데 대체 얼마나 힘든지, 고비는 언제 오는지, 시간은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진도를 따라갈 수 있는지, 정말 코스 중간에 떨어지는지 등 전체 플로우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시간 순으로 나열해보았다. 프렙 신청부터 부트캠프 시작까지의 기록은 개인 캘린더와 메일을 참조해서 복원했다. 부트캠프와 취업 과정은 상세하게 기록을 남겨두지 않아서(도저히 그럴 정신이 없었다..) 다소 부정확할 수 있다.

    2021. 01. 11. 월요일.

    비전공자로서 독학 6개월차, 마음만큼 안 나가는 진도에 막막해져 교육프로그램을 조사하다가 바닐라코딩을 처음 알게 되었다.
    마침 프렙코스가 1월 29일까지 모집 중이었고 마감까지는 2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그동안 바닐라코딩의 커리큘럼과 후기와 아웃풋을 조사하고, 수료 가능성과 수료 후 취업 가능성을 따져보았다. 당시 취업률이 거의 100%에 육박했기 때문에 중도 탈락만 면하면 취업에는 문제 없을 것 같았다. 문제는 수료 가능성이었는데, 예상 시나리오는 이랬다.

    1. 프렙 합격 -> 프렙 수료 -> 부트캠프 합격 -> 부트캠프 수료 -> 취업 성공 (이상적인 시나리오)
    2. 프렙 합격 -> 프렙 수료 -> 부트캠프 합격 -> 부트캠프 수료 -> 취업 실패 (가능성 매우 낮음)
    3. 프렙 합격 -> 프렙 수료 -> 부트캠프 합격 -> 부트캠프 중도 탈락 (가장 걱정됐던 시나리오.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지출한 이후 다른 교육프로그램을 찾아봐야 한다.)
    4. 프렙 합격 -> 프렙 수료 -> 부트캠프 탈락 (다른 교육프로그램을 찾아봐야 하지만, 프렙 수강료는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다.)
    5. 프렙 합격 -> 프렙 중도 탈락 (가능성 높지 않음)
    6. 프렙 탈락 (다른 교육프로그램을 찾아봐야 하지만, 심사 기간도 비교적 짧고 비용도 지출되지 않으니 리스크가 적다.)

    최악의 경우는 3번이었는데, 프렙을 신청할 당시에 고민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단 신청해보기로 했다. 수료한 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바로 이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사람을 절박하게 만들어서 잠재력을 끝까지 끌어내는 것 같다.🙃

    2021. 01. 26. 화요일.

    프렙 신청서를 작성했다. 합격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꽤 길게 작성하고 검토도 했다. 이후 우리 기수의 평균 자기소개 글자수가 굉장히 긴 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꽤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나름대로 노력을 했으나 평균이라니.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됐다.

    2021. 02. 01. 월요일.

    프렙 어드미션 결과가 나왔다. 다행히도 합격이었다.

    2021. 02. 04. 목요일.

    결제를 했다. 돈을 내고 나니 실감이 났다.

    2021. 02. 06. 토요일.

    사전학습 가이드와 과제물이 날아왔다. 이때 나는 생활코딩 WEB3를 따라가고 있었고 조금만 더하면 AJAX까지 끝날 것 같은 상태였다. 사전학습 가이드 분량을 보았을 때 남은 기간 3주가 풀로 소요되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에 사전학습을 조금 미루고 생활코딩을 계속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같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메일에 사전학습가이드를 우선으로 진행해달라는 말도 있었으나 성실하게 지키진 못했다.😅 (그리고 곧 후회하게 된다.)

    2021. 02. 16. 화요일.

    금방 끝날 것 같았던 WEB3는 10일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사전학습 가이드를 시작했다. CSS가 생각보다 어려웠고 진도가 더뎌서 늦게 시작한 것을 엄청 후회했다. 입학 과제 제출이 26일이었으니 이때 시간이 10일 정도 있었던 셈이다.
    처음 며칠간은 하루에 3시간 정도씩 투자했는데 도무지 가망이 안 보여 제출 직전 일주일 동안 하루에 14시간씩 꼬박 작업해서 간신히 완료했다.

    어쩌다보니 굉장히 벼락치기가 된 학습시간..

    2021. 02. 26. 금요일.

    입학 과제를 마감 1시간 30분 전에 제출하고, 그날 오후에 개강 관련 정보를 전달 받았다.

    2021. 03. 01. 월요일.

    프렙이 개강했다. 이때부터 매주 평일에는 컨텐츠를 학습한 뒤 과제를 구현하고, 주말에는 코드리뷰를 받는 패턴을 반복했다.
    코드리뷰가 무엇인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말 그대로 내가 작성한 코드를 리뷰 받는 단계다. 글쓰기에서의 첨삭과 비슷하지만 토론의 성격도 있다. 내가 작성한 코드가 곧 결과물이기 때문에 거기에 오류가 없는지 점검하고, 더 나은 개선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고, 서로가 생각하는 바가 일치하는지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코드리뷰가 이 부분을 도와준다. (그러다가 이슈를 발견하기도 하고, 여기서 시작해서 회의를 하기도 한다.) 대략 이런 식으로 댓글로 달린다. 예시는 리액트 레포지토리: https://github.com/facebook/react/pull/22806#discussion_r754679914
    코드리뷰는 개인적으로 프렙 과정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초심자 입장에서는 챙긴다고 챙겨도 놓치는 부분이 많은데 그 부분들도 다시 보게 되고,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고, 같은 로직을 여러 방식으로(대부분은 더 간결하고 심플한 방식을 제안 받았는데) 작성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과제 수행에 필요했던 시간은 과제마다 달랐지만(기수별로 과제도 달라지는 것 같다) 보통은 10시간 ~ 20시간 이내였다. 내가 CSS에 그렇게 시간을 많이 쏟지 않아서인 것도 있다. (그리고 이후 꾸준히 후회를 하게 된다.) 나는 과제 자체보다는 다른 코드리뷰를 살펴보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2021. 04. 09. 금요일.

    부트캠프 신청서를 작성했다. 오피스아워에서 챙겨주시기 때문에 일정을 까먹을 일은 없다. 전반적으로 프렙 신청서 작성과 비슷하다.
    오피스아워는 체크인 세션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학습 자료가 주어지고, 각자 자료를 자체적으로 학습한 뒤 어려움이 있는 부분은 질문을 하거나 추가로 설명해주시는 방식으로 피드백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위한 시간이다.

    2021. 04. 26. 월요일.

    부트캠프 서류에 통과하고 코딩테스트 일정을 안내 받았다. 안내된 기간 안에만 응시하면 된다. 불안한 마음에 3일 정도 프로그래머스를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2021. 04. 30. 금요일.

    프렙 코스 오피스아워 마지막 날이었다. 오피스아워가 끝나고 곧바로 부트캠프 어드미션 코딩테스트에 응시했다. 이날 오피스아워에서 모두 한마음으로 테스트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난이도는 시간 내에 풀고 코드스타일 점검을 할 여유가 있을 만큼이었던 것 같다. 점검을 마치고 나니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코드스타일이 중요한 요소고 이후 부트캠프에서 깜짝 코드 대공개 시간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깔끔하게 작성하는 게 좋다. 다른 사람이 읽을 코드라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결과물이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2021. 05. 03. 월요일.

    부트캠프 어드미션 결과가 나왔고 다행히 합격이었다. (금액도 컸고 사무실에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방문결제 예약을 잡았다.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그동안 학습했던 자료와 피드백들을 정리했다.

    2021. 05. 07. 금요일.

    방문결제를 했다. 친절하게 리마인더 메일을 주셔서 좋았다. 결제를 마치고 궁금했던 것들,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프렙 때와 같이 사전학습 가이드나 과제가 나오는지 같은 것들을 물어봤다. 사전 가이드가 있다는 말을 듣고 내심 안심했다.

    2021. 05. 10. 월요일.

    사전 가이드가 날아왔다. 프렙 가이드와는 성격이 좀 달랐는데, 프렙은 사전학습이 신청 필수조건이었다면 부트캠프의 사전 가이드는 커리큘럼 예습에 가까웠다. 하지만 프렙 사전학습을 미뤘다가 크게 데인 경험이 있는 나는 이걸 무조건 완료하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번에도 바로 공부를 시작했던 건 아니었고🙃, 기존 프렙 내용 정리도 좀 하고, 알고리즘도 풀고, 토이도 하다보니 시간이 가서 OT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시점에 푼 알고리즘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기준 프로그래머스 기록은 이렇다. 부트캠프 어드미션 테스트를 준비하면서도 어느 정도 풀었는데 그때 정확히 몇 문제를 풀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부트캠프를 시작하고 따로 푼 문제는 10문제가 안 된다.

    2021. 05. 24. 월요일.

    부트캠프 OT에 참석했다. 온라인 옵션을 같이 제공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온라인 신청 마감 직전까지 온라인으로 들을까 고민했다. 지금 생각하면 큰 차이는 없는듯.
    온라인으로만 보던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니까 내가 정말 부트캠프를 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미뤄온 사전 가이드가 걱정되기도 해서 이 이후부터는 준비를 시작했다. 초반에는 의욕이 앞서서 열심히 했지만 이후 또 시간이 모자라게 됐고😇, 결국 컴퓨터 이론:프론트:백엔드 3파트를 65:30:5 정도의 비율로 학습하고 말았다. 어느 정도로 했냐고 하면, 컴퓨터 이론은 주어진 자료를 다 살펴보고 코드를 직접 작성해봤고, 튜토리얼을 제공하는 리액트는 튜토리얼을 구현해봤다. 백엔드는 자료 링크 클릭만 해본 수준. 백엔드는 어쩌나 걱정이 됐으나 생활코딩에서 구경은 해봤고 또 중간에 브레이크 기간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다.
    뒤늦게 알았지만 내가 준비를 적게 한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투자한 시간과 노력 자체는 괜찮았지만 밸런싱에 아쉬움이 남는다.

    2021. 06. 07. 월요일.

    부트캠프 개강. 첫 번째 주제 컴퓨터 이론.
    어떻게 적응하지 걱정을 했으나 다들 열심히 하는 분위기여서 과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이 시기는 개강 전 벼락치기로 준비한 사전 공부 중 65%에 해당하는 파트여서 굉장한 어려움은 없었다. (굉장한 어려움은 이후에 겪게 된다.) 프렙 과제도 신기한 주제가 많았는데 부트캠프 과제는 정말 기대 이상의 퀄리티여서 구현하면서 몹시 재미있었다. 물론 도전하고 성취하는 재미가 있었다는 거지 쉬웠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바닐라코딩 컴퓨터를 쓰면서 강제로 git에 익숙해지게 됐다. 실수로 다른 사람 이름으로 커밋하거나 브랜치 없이 작업해서 작업 내용을 날리거나, 가기 전에 푸시를 안 하는 실수를 몇 번 하다보니 git이 뭔지 조금씩 이해됐다. 실수할 때마다 아찔했지만 돌이켜보면 덕분에 git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 어차피 할 실수라면 파급효과가 적을 때 미리 해서 바로잡고 가는 편이 차라리 나은듯.
    부트캠프의 코드리뷰는 프렙 코드리뷰와 비슷했지만 더 섬세했고 그래서 더 무섭기도 했다. 구현 분량이 많아지니까 배울 것도 많지만, 동시에 실수할 부분도 많아진다. 과제 제출 전이면 항상 세미콜론이나 띄어쓰기 실수 없나 살펴보느라 아찔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신경을 쓴다고 썼지만 실수가 나왔고 덕분에 대비를 위해 각종 익스텐션과 툴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자동완성을 믿고 무지성으로 코드를 작성하다가 리액트의 propTypes를 prototype으로 쓴 실수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못 잊을 것 같다. 어쩐지 프롭 에러가 하나도 안 날 때 이상함을 느꼈어야 했다.

    2021. 06. 28. 월요일.

    첫 번째 테스트. 썩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해결하긴 했다. 이후 동기분들의 놀라운 코드를 보고 리팩토링을 했다. 나머지 브레이크 기간에는 3주차 과제를 리액트를 이용해 구현해보았다. 3주차 과제가 까다롭기도 했고 리액트도 걱정됐기에 시도해보았는데 나름대로 괜찮았다.

    2021. 07. 05. 월요일.

    두 번째 주제 프론트엔드. 이때부터 예습 약발이 떨어져서 자료를 살펴보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했고, 과제를 화요일 오후에 간신히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하루 온종일 그 생각만 하고있다가 멘토링 때도 그 얘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내 기수에는 퍼스널멘토링이 있었는데, 현업으로 뛰고 계신 선배분과 소프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 내가 궁금한 부분을 질문할 때도 있었지만 주로 현재 상태와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미리 더 잘 준비해갔다면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아쉬운 것과는 별개로 퍼스널멘토링이 있어서 굉장히 좋았는데, 이때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면서 정말 취업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스물스물 올라왔는데 멘토님께서 응원해주시고 자신감을 북돋아주셨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생생한 수료 후 취업 사례를 계속 접하니까 불안함에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바쁜 와중에 시간 내주신 멘토님께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든다.

    2021. 07. 26. 월요일.

    두 번째 테스트.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쉬웠다. 현재 내 수준이 여기까지구나 싶어 더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을 다잡은 계기가 됐다. 생각해보면 그래도 이때는 쪽잠이라도 잤고 어쨌든 구현은 다 했으니 다행이었다.

    2021. 07. 29. 목요일.

    동기분들과 테스트 리뷰를 했다. 나와 같은 시간을 투자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굉장한 결과물들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공부도 많이 됐다. 여기서 자극을 받아 나머지 브레이크 동안 백엔드 예습을 포기하고 리액트 과제를 복습했다. 막상 백엔드주차에 어려움을 겪어서 잘한 선택인지는 미지수지만, 생각해보면 이때 예습을 했어도 똑같았을 것 같기도 하다.

    2021. 08. 02. 월요일.

    대망의 백엔드 시작. 개인적으로 백엔드 과제가 가장 어려웠는데, 로직이나 코드 작성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환경설정과 각종 라이브러리 적용이 유독 어렵게 느껴졌다. 부트캠프 내내 지금은 공부하는 단계니까 최대한 라이브러리 없이 직접 해보자 스탠스를 취했는데, 그러다보니 정작 라이브러리를 도입해야 하는 시점에 난처해졌다. 다시 돌아간다면 이 부분은 좀 개선해보고 싶다.
    이때 유독 밤을 많이 샜다. 돌아보면 전체적으로 밤을 많이 새운 편은 아니었지만 이때가 가장 시간적으로 빠듯했다. 매일은 아니었고, 두번째, 세번째 과제하면서 하루이틀씩은 지새운 것 같다.

    2021. 08. 23. 월요일.

    마지막 테스트. 정말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처음으로 요구사항을 다 구현하지 못한 과제여서 자괴감도 많이 들었다. 과제를 받고 제출하기까지 잠도 거의 못 잤다. 이때 받은 스트레스가 굉장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한시간이 길지 않았던 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수료 후 인터뷰 때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냐고 질문 받았을 때 잠깐 이 시간이 떠올랐지만, 당시에는 포기를 고민할 시간조차 없었어서 결국은 없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에 부족한 결과물과 함께 (혹시 모를 중도 탈락 사태에 대비한) 계좌번호를 제출하면서 온갖 시나리오를 다 생각했다.

    2021. 08. 26. 목요일.

    동기분들과 테스트 리뷰를 했다. 나한테는 불가능한 작업처럼 보였는데, 매우 훌륭하게 완성된 동기분들의 결과물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고, 혼자서 모든 걸 다 하려고 하지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이때 들었다. 시간이 없거나 어려움이 있다면 인정하고 도움(테스트는 혼자 해결해야하니까 이때는 라이브러리 적용 정도가 되겠지만)을 구하면 처음에는 불가능해보여도 완성할 수 있구나를 절실하게 깨달았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사실 프로그래밍 자체가 언제나 거인의 어깨 위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기도 하다. 내가 기계어나 어셈블리로 코딩하지 않고 자바스크립트로 코딩하는 것부터 이미 완성된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이용하는 것. 앞으로도 내가 실제로 하게 될 작업도 무언가를 밑바닥에서부터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는 부분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립할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어떻게 만드는지보다는 일단 만드는 게 중요하다. 잘 만드는 건 일단 만들 수 있게 되고 나서 생각해볼 일. 가장 못한 테스트였지만 동시에 가장 배운 바가 많아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2021. 08. 27. 금요일.

    마지막 테스트 통과 메일을 받았다. 심지어 잘했다..? 메일이 잘못 온 걸까 잠시 의심했지만 켄님은 빈말을 하는 분이 아니기 때문에 믿기로 했다. 완성도보다는 다른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은데, 어쨌든 운좋게 살아남았다.
    테스트에서 정말 떨어지는가 하면 정말로 떨어지기도 한다... 평가 기준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테스트 결과를 비롯해 복합적인 요인이 고려되는 것 같다. 적어도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한 내가 통과했으니 꼭 완성을 해야만 통과하는 게 아닌 건 확실하다.

    2021. 08. 30. 월요일.

    팀 프로젝트 시작일. 기획부터 개발 후 배포까지 팀으로 진행했다. 팀이라는 생각에 든든했고 덕분에 혼자 했으면 못 했을 규모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매일매일 스크럼 미팅을 했고 쌓여있는 작업들을 처리하다보니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내가 오늘 작업을 제때 완성해줘야 내일 동료의 작업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막대해져서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다들 그랬던 것 같지만 못 먹고 못 자서 이때 체중이 많이 줄었다. 나도 모르게 예민해지려는 시점에 붙잡아준 동료가 고마웠고, 때때로는 내가 지지해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또 개발 도중 기획 당시에는 생각 못 했던 이슈를 발견해 중간에 추가 및 수정 작업이 대거 추가됐고 일정이 빠듯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면서 얻었던 에너지가 굉장해서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다. 큰 산을 넘고 동료들과 노을이 질 무렵에 산책하면서 프로젝트를 회고했던 순간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2021. 09. 18. 토요일.

    1차 프로젝트 발표날이었다. 다들 대단했다. 다음주가 추석이었고 추석을 쇠고 나면 개인 프로젝트였다.

    2021. 09. 27. 월요일.

    개인 프로젝트 시작일. 팀 프로젝트 때 규모가 커서 고생했던 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최소한의 기능만 가지고 시작했다. 가볍게 출발하니 기획도 셋업도 훨씬 수월했다. 초반 진도가 예상보다 빨리 나가서 좋았으나 어느 정도 완성하고보니 기획이 가벼워도 너무 가벼워서 문제가 생겼다. 게임을 구상했는데 이걸 만든 나만 플레이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온 것🙄. 결국 작업 도중에 기획을 변경하고 기능과 튜토리얼을 추가했다. 맨처음 기획과 비교하면 작업량이 2배 정도 늘어난 것 같다. 덕분에 일정은 타이트해졌지만 보다 나은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상황이라 개인 프로젝트는 거의 재택으로 진행했는데, 나는 집이 멀어 통근 시간을 아껴서 좋았다. 이후에 이야기를 나눠보니 고정 스케쥴이 없으니 스트레스나 피로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는 것 같다. 개인 프로젝트라서 혼자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데, 집에 있다보니까 고립된 느낌을 받기도 쉽다. 장기전일 때는 언제나 그렇지만, 재택근무 시에는 특히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 듯. 켄님이 봐주시는 데일리 체크인이 있어 그나마 중심을 잡지 않았나 싶다.

    2021. 10. 23. 토요일.

    개인 프로젝트 스탠드업. 원래는 외부인들도 오실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간소화되었다. 발표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긴장이 덜 돼서 다행이었다.😌
    다들 작업물 퀄리티가 대단해서 감동적이었다. 부트캠프 마지막 시간에 어드미션 코딩테스트 코드를 다시 보면서 발전사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잠깐 가졌었는데, 그때도 찡했지만 프로젝트 발표는 정말 감회가 새로웠다. 모두 이만큼 성장했다는 게 실감이 나서인 것 같다. Promise 이해하느라 골머리 앓은 게 불과 몇 달 전인데 이런 걸 만들 수 있게 되다니.
    가까스로 완성한 내 프로젝트에는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프렙을 시작할 당시의 나는 상상도 못했던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하니 감개무량했다.

    2021. 11. 01. 월요일.

    본격적인 구직 시작. 프로젝트 발표를 마무리하고, 일주일 간의 준비기간을 갖고 구직에 돌입했다. 구직 첫주에 첫 지원을 하고, 2주차부터 면접을 보기 시작했다. 프로세스가 짧은 곳은 면접 한 번으로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길게 이어지는 곳은 몇 단계를 거치느라 5주 이상 소요되는 곳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때가 제일 힘들었다. 나는 좋게 말하면 신중하고 겸손하고, 나쁘게 말하면 의심이 많고 스스로를 잘 안 믿는 편이다. 이 특성이 부트캠프 동안에는 실수를 (그나마) 덜 하고 더 나은 코드를 고민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했는데, 구직 활동이란 스스로를 믿고 자신감 있게 팔아야하는(?) 과정이다보니 정말 쉽지 않았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습관 덕에 자신감은 바닥까지 떨어지고 서류 지원부터 계속 망설이게 되고 만 것이다. 이때 멘토님께 들었던 조언 중에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다.
    결국 면접이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 과정이다. 이 사람의 실력이 절대적인 것도 아니고, 질문에 대답을 하고 못하고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도 아니다. 결국은 같이 일하고 싶은 느낌을 주면 될 뿐이다.
    이 조언을 듣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는 이상적인 지원자란 게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이상형처럼 막연한 어떤 개념에 불과할 수도 있었다. 꼭 모든 조건을 갖춰야만 채용하는 게 아닌 것이다. 아하 모먼트였다. 하루 아침에 성향을 바꾸는 건 어려웠지만 이후 마음만은 훨씬 편안해졌다. 또 중요한 건 면접도 보다보면 는다는 것. 실제로 후반부에 진행한 면접이 결과가 더 좋기도 했다. 그동안 켄님과 멘토님의 피드백을 받고 개선된 것도 있고, 스스로 경험이 쌓인 것도 있고, 좋은 결과를 얻은 동기분들에게 자극을 받은 것도 있고, 복합적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2021. 12. 17. 금요일.

    구직 7주차 금요일에 가고 싶던 기업에서 오퍼를 받고 구직 활동을 종료했다. 쉽지 않았지만 어쨌든 성공했다. 야호. 오퍼를 받고 소리를 지른 건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
    프렙 신청서를 작성하던 당시 코스 수료 후 계획을 묻는 질문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부트캠프 코스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계획대로 무사히 수료해서 올해 안에 개발자로 취업에 성공하면 더없이 기쁠 것 같네요.
    그리고 실제로 더없이 기쁘게 되었다.


    사실 취업은 시작일 뿐이고 이제부터 새로운 여정을 또 시작해야한다. 그래도 이제는 함께 이 과정을 수료하고 서로 힘이 돼주는 동기분들과의 네트워크가 있고, 어려운 상황이라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든든한 켄님과 멘토님들이 계시니까 이전처럼 막막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나를 믿어준 새로운 회사에서 잘해낼 수 있도록 또 최선을 다해봐야겠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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